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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백엔드를 운영한다는 것

회고7 min read

1. 시작하며

내가 다니는 회사는 20명 미만의 소규모 스타트업이다.
그 중 백엔드 개발자는 한 명, 나 하나뿐이다.

그걸 몰랐던 것도 아니고, 막상 입사해서 놀란 것도 아니다.
나는 이 구조를 정확히 알고, 선택해서 이곳에 왔다.

왜냐면 이 서비스는 내가 초창기부터 애용하던 곳이고,
언젠가 여기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특성상 혼자서 백엔드를 맡게 될 거란 것도 당연히 예상했고,
오히려 그 점이 나한테는 도전이고 매력으로 느껴졌다.
누가 정해주는 구조 속에서 일하는 것보다,
내가 구조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 내가 혼자 담당하는 것들

스타트업에서의 ‘혼자’는 단순히 외롭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로는 아키텍처 설계부터 인프라 운영까지 모든 스펙트럼을 다룬다는 뜻이다.

현재 내가 맡고 있는 범위는 아래와 같다:

  • API 설계 및 구현
  • DB 스키마 설계 및 쿼리 튜닝
  • 기존 시스템 아키텍처 개선
  • AWS 인프라 구성 및 서버 배포
  • 대량 데이터 처리 배치 프로세스 운영
  • CloudWatch 기반 로그 모니터링
  • 시스템 장애 대응
  • 기타 운영 관련 자동화

지금 나는 백엔드 개발자로서
시스템 설계부터 성능 개선, 인프라 관리, 모니터링까지 전반을 혼자 맡고 있다.

물론 가끔은 물리적인 한계도 느껴지고,
누군가와 기술적인 부분을 의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이 시스템을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은
다른 어떤 안정된 구조보다 더 많은 걸 가르쳐준다.

혼자라는 건 두렵거나 무리한 일이 아니라,
이 조직 구조에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주는 자유로움과 책임감을 좋아한다.


3. 시스템을 설계한다는 것

예를 들어,
현재 우리 서비스는 유저의 결제 패턴에 따라 주간 등급을 산정하고,
등급별 쿠폰을 자동으로 발급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등급 산정은 새벽 1시에 실행되는 배치 프로세스에서 이루어지고,
9시에 등급 반영, 10시에 쿠폰 발급과 알림톡, 앱푸시 발송까지 이어진다.
20만 명 이상에게 순차적으로 알림톡과 푸시 알림을 보내야 하기에,
큐 기반 분산 발송 설계를 통해 서버 부하를 피하고,
동시성 병목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

단순한 기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운영 가능한 시스템을 만든다는 건
예외 상황을 포함해 모든 흐름을 책임지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걸 넘어서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다는 감각을 준다.


4. 백엔드가 ‘나 혼자’라는 건

혼자라는 건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혼자라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고,
직접 기획과 운영 경험을 접목하면서
“사용자를 위한 설계란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알림톡 발송 구조도
서버 부하를 고려해 2만 건씩 15분 간격으로 분할 발송되도록 설계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설계한건 아니고,
“이대로 가면 서버가 죽겠는데?” 싶은 예감이 들어서
직접 구조를 바꾸고 테스트하면서 운영에 적용했다.

내가 설계한 구조가
어느 부분에서 병목이 생길 수 있고,
어떤 식으로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상상하는 습관이 생겼다.


5. 마무리하며

이 글은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말하려는 글이 아니다.
그보다는,
내가 왜 이런 환경을 선택했고,
그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발자가 되어가고 있는지를
정리하고 싶었다.

내가 이 서비스를 좋아해서 이곳에 들어왔고,
지금은 이 서비스를 움직이는 엔진의 역할을 어느정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한다는 건 고립이 아니라 주도권이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구조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구조를 만들고, 운영하고, 책임감 있게 유지하는 사람이 되는 것.

좋은 개발자는 많다.
하지만 책임감은
아직도 개발자로서 가장 강한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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